이 결과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었으며, 기존에 가장 방대하다고 알려진 데이터셋이 포함하던 약 17억 개의 건물 수치를 대폭 상회하는 규모로 개발되었다. 그동안 디지털 지도 데이터에서 소외되었던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농촌 지역 건물들까지 정밀하게 포착해냈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보를 보여준다.
개발과정
지도의 기반이 된 데이터는 주로 2019년에 촬영된 플래닛스코프(PlanetScope) 위성 이미지를 활용하였으며,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각 건물의 2D 바닥 면적뿐만 아니라 높이 정보까지 정밀하게 추출했다. 이 지도가 제공하는 높이 데이터의 해상도는 3x3미터 수준으로, 기존의 글로벌 건물 높이 데이터셋들이 주로 90미터 해상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약 30배 이상 정밀도가 향상된 수치이다. 제공되는 데이터는 건물의 대략적인 형태와 높이를 단순화하여 표현하는 LoD1(Level of Detail 1) 수준의 3D 모델 형식을 따르고 있어, 전 지구적 규모의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면서도 활용성을 확보했다.
이 연구는 기존 데이터셋이 가진 커버리지의 한계와 3D 정보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 약 27억 5천만 개의 건물을 포함하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이는 기존의 가장 포괄적인 데이터베이스보다 10억 개 이상 많은 수치로, 그동안 데이터상에서 누락되었던 전 세계 건물의 약 40% 이상을 메우는 성과이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셋 구축을 위해 플래닛스코프(PlanetScope) 위성 이미지만을 사용하는 머신러닝 기반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이 과정은 크게 건물 폴리곤 생성과 높이 추정의 두 단계로 나뉘며, 기존의 오픈소스 건물 데이터(OpenStreetMap, Google, Microsoft 등)와 자체 생성한 데이터를 '품질 기반 융합 전략'을 통해 결합하여 데이터의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GBA-Height'는 3x3미터의 공간 해상도를 제공하는데, 이는 기존 글로벌 제품들이 제공하던 90미터 해상도보다 약 30배 더 정밀한 수준이며 이를 통해 지역 및 전 지구 규모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건물 부피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한 연구팀은 건물 높이 정보를 포함한 'GBA-LoD1' 모델을 생성하여 약 26억 8천만 건의 건물 인스턴스를 구현했으며, 이는 전체의 97%에 달하는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높이 추정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RMSE(평균제곱근오차)는 대륙별로 1.5미터에서 8.9미터 사이로 나타났으며, 특히 오세아니아와 유럽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데이터 분석 결과, 아시아가 건물 수와 총 부피 면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아프리카는 건물 수는 많으나 총 부피가 작아 소규모 또는 비공식 건물이 다수 분포함을 시사했다.
AI 모델 개발 접근법
인공지능 모델 개발 및 활용 관점에서 본 GlobalBuildingAtlas(GBA) 프로젝트는 3미터 해상도의 단일 시점(Monocular) 위성 영상인 PlanetScope 데이터를 입력으로 받아 전 지구적 규모의 3D 건물 모델을 생성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있다. 전체 시스템은 크게 2D 건물 폴리곤 생성을 위한 의미론적 분할(Semantic Segmentation) 네트워크와 3D 높이 추정을 위한 단안 높이 추정(Monocular Height Estimation) 네트워크로 이원화되어 설계되었다.
2D 건물 폴리곤 생성 모델의 경우, 연구팀은 UPerNet(Unified Perceptual Parsing Network)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되 백본(Backbone)으로 ConvNeXt-Tiny를 사용했다. 모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추출(Extraction)'과 '정규화(Regularization)'라는 두 단계의 네트워크를 직렬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첫 번째 네트워크가 위성 영상에서 1차적인 이진 마스크를 생성하면, 동일한 아키텍처를 가진 두 번째 정규화 네트워크가 이를 입력받아 노이즈를 제거하고 건물 경계를 다듬는다. 특히 정규화 네트워크 학습 시에는 깨끗한 폴리곤 마스크에 인위적인 노이즈를 주입한 것을 입력 데이터로 사용하여, 모델이 거친 마스크를 정제된 형태로 복원하는 일종의 디노이징(Denoising) 기능을 수행하도록 훈련시켰다.
3D 높이 추정 모델은 HTC-DC Net(Hybrid Transformer-CNN with Dynamic Classification)을 채택했다. 이는 CNN 계열인 EfficientNet-B5를 백본으로 사용하여 이미지의 특징을 추출하고, 비전 트랜스포머(ViT) 인코더를 결합하여 지역적 특징과 전역적 특징 간의 관계를 학습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이다. 높이 예측 방식으로는 단순한 회귀(Regression) 대신 '분류-회귀(Classification-Regression)' 패러다임을 적용했다. 이는 높이 범위를 먼저 구간별로 분류(Classification)한 뒤, 해당 구간 내에서 미세 값을 회귀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예측의 안정성을 높였다. 학습 데이터로는 전 세계 168개 도시의 항공 LiDAR 데이터에서 추출한 정규화된 디지털 표면 모델(nDSM)을 정답 레이블(Ground Truth)로 활용했다.
추론(Inference) 및 배포 단계에서는 모델 예측의 불확실성(Uncertainty)을 정량화하기 위해 테스트 시간 증강(TTA, Test Time Augmentation) 기법을 도입했다. 대용량 위성 영상을 처리할 때 슬라이딩 윈도우 방식을 적용하여 겹치는 영역에 대해 픽셀당 최대 4번의 예측을 수행하고, 이 결과값들의 분산을 계산하여 데이터의 신뢰도 지표로 삼았다. 이러한 딥러닝 파이프라인은 기존 오픈소스 데이터가 커버하지 못하는 지역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나, 아프리카 등 학습 데이터(LiDAR)가 전무한 지역에 대해서는 도메인 적응(Domain Adaptation)의 한계가 존재함을 명시하고 있다.
기술 연구 및 개발 의미
이 연구는 단순한 데이터 구축을 넘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11번, 특히 토지 소비율과 인구 증가율의 비율을 모니터링하는 데 있어 단순 면적보다 '건물 부피' 기반 지표가 도시의 개발 상태와 인구 밀도를 더 정확하게 반영함을 입증했다. 1인당 건축 부피와 GDP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부피 기반 지표가 경제 발전 수준을 더 잘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해상도 3D 데이터의 공개는 도시 계획, 재난 위험 관리, 기후 변화 대응 연구 분야에 즉각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홍수나 지진 발생 시 피해 규모를 건물의 높이와 부피에 기반해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거나, 도시의 건물 밀도와 부피를 분석하여 에너지 소비 효율을 계산하고 인구 과밀 지역의 주거 환경을 파악하는 기초 자료로 쓰일 수 있다. 해당 연구의 방법론과 데이터셋 구축 과정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과학 저널인 Earth System Science Data에 게재되어 학술적 검증을 마쳤으며,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여 전 세계 연구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무리
논문의 주 저자들을 보면 알겠지만, 모두 중국인이다(요즘 놀랍지도 않은...). 논문은 매우 기술적이고, AI 사용 접근 방법은 똑똑하다. 글로벌 연구 분야에서 이런 상황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접근한 방법들을 보고 있자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사실, 국내 연구 학계(산학연 포함)에서 이렇게 대규모의 데이터셋 수집, 구축, 기술 개발, 성능 분석, 연구 과정의 투명한? 오픈소스 공개, 여러 저자들 간의 협력적 연구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좋은 연구 결과를 만든 것은 연구자들의 열정과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연구 핵심기술 개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연구 환경이 전제 되어야 한다. 이런 환경의 연구기관 인프라는 참 부럽다는 생각이다.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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